녹차 중에서도 ‘클래식 중의 클래식’이라 할 수 있는 드래곤웰차(龍井茶, 롱징차).
이 차에 조금만 빠져보면, 어느 순간부터 궁금해지는 게 바로 등급이에요.
“같은 롱징차인데 어떤 건 몇 만 원, 어떤 건 몇 십만 원?”
저도 처음엔 가격 차이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됐는데요, 알고 보면 수확 시기, 생산지, 가공 방식이 가격과 맛의 결정적인 기준이 됩니다.
오늘은 드래곤웰차의 **대표적인 등급 체계(명전, 우전)**과
왜 서호용정이 비싼지, 어떤 걸 고르면 좋을지까지
차를 좋아하는 분들의 시선에서 차근차근 풀어드릴게요.
수확 시기가 맛을 결정한다: 명전 vs 우전
드래곤웰차는 수확 시기에 따라 ‘명전(明前)’, ‘우전(雨前)’, ‘춘차(春茶)’ 등으로 나뉘어요.
그중 가장 대표적인 등급이 바로 **명전(明前)**과 **우전(雨前)**입니다.
1. 명전 용정차 (明前龍井茶)
- 청명절(보통 4월 4~6일) 이전에 수확한 첫물차
- 겨우내 땅의 기운을 모아 싹을 틔운, 가장 어린 찻잎
- 맛이 매우 부드럽고, 향은 섬세하며 쓴맛이나 떫은맛이 거의 없음
- 수확량이 적고,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 가격이 가장 비쌈
저는 명전 용정차를 마시면 늘 ‘이건 진짜 정제된 맛’이라는 느낌이 들어요.
은은하면서도 입안에서 풀리는 고소함이 아주 고급스럽습니다.
딱 봐도 잎이 작고 연초록빛이 도는 게 특징이에요.
2. 우전 용정차 (雨前龍井茶)
- 청명 이후~곡우(4월 20일경) 사이에 수확
- 명전보다는 잎이 좀 더 크고, 맛도 살짝 더 진해짐
- 가격은 명전보다 합리적이지만, 향과 품질은 여전히 훌륭함
-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유통되는 고급 롱징차
개인적으로 데일리 차로는 우전 용정이 가장 실용적이에요.
잔향도 좋고, 첫 우려부터 세 번째 우려까지 풍미가 균형 있게 나옵니다.
왜 '서호용정'이 특별할까?
‘서호용정(西湖龍井)’이라는 말을 들으면 일단 ‘고급’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죠.
실제로도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보호 생산 지역에서만 ‘서호용정’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어요.
서호용정의 조건
- 항저우 서호 주변 5개 지역(獅峰, 梅家塢, 西湖風景區, 雲棲, 虎跑)에서 생산
- 전통 수제 방식으로 채엽 → 덖음 과정을 거침
- 향이 부드럽고 고소하며, 뒷맛이 깔끔하고 깊음
- 브랜드, 인증 여부에 따라 100g당 수만 원~수십만 원까지 다양
그중에서도 獅峰(사봉) 용정은 ‘용정 중의 용정’으로 평가받아요.
입자가 작고 균일하며, 향에서 한층 더 풍부한 견과류 느낌이 납니다.
정말 특급으로 마셔보면, 한 모금에 "이게 왜 비싼지 알겠다"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.
지역별 vs 일반 용정차, 어떤 차이를 둘까?
드래곤웰차는 서호 지역 외에도 중국 전역에서 생산됩니다.
이들을 ‘외산 용정(外山龍井)’ 또는 일반 용정차라고 부르기도 해요.
- 외산 용정은 가격이 저렴하고, 생산량도 많음
- 잎 모양이나 덖는 방식은 유사하지만, 향의 깊이나 여운 면에서 차이가 있음
- ‘드래곤웰 스타일’로 만든 녹차로 보면 됨
저는 일상용이나 처음 입문하는 분들에게는 외산 용정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.
특히 덖은 향이 강하게 살아 있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외산 쪽이 더 맞을 수 있어요.
어떤 드래곤웰차를 고르면 좋을까?
차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
- ‘우전’ 등급 이상의 드래곤웰차를 선택하시고,
- 믿을 만한 수입처나 브랜드의 제품을 추천드립니다.
차 애호가이신 분들은
- ‘명전 + 서호 지역산’ 조합을 한 번쯤 꼭 경험해보셨으면 해요.
- 입에 머금었을 때의 미세한 고소함, 잎에서 퍼지는 투명한 향이 정말 특별하거든요.
가격은 등급과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,
확실한 건 ‘비싼 만큼의 섬세한 차 맛’을 보여주는 녹차라는 점입니다.
마무리하며: 등급이 맛을 정의하지만, 선택은 기호의 영역
드래곤웰차는 고급스러운 차지만,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최고 등급만이 정답은 아닙니다.
입문자용 우전도, 티백 형태의 외산 용정도 나름의 매력이 있고요,
내 입에 맞는 차를 찾는 게 결국 가장 좋은 차 고르는 법이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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